Wedding Snap Guide
예식이 끝난 다음의 일

원본과 셀렉, 보정본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세 단어가 각각 어느 단계를 가리키는지 촬영 전에 맞춰 두면, 예식이 끝난 뒤에 기대가 어긋날 일이 없습니다.
KEY POINTS
촬영이 끝나고 주고받는 말 가운데 가장 자주 엉키는 것이 원본과 셀렉, 보정본입니다. 셋은 서로 다른 단계를 부르는 이름인데 상담에서는 자꾸 한 덩어리로 묶여 버립니다.
원본은 예식 당일 메모리에 쌓인 파일을 손대지 않은 상태로 부르는 말입니다. 셀렉은 그 더미에서 살릴 장면을 골라내는 단계이고, 보정본은 골라낸 장면을 색과 밝기까지 다듬어 마지막에 손에 닿는 결과물입니다.
어느 단계를 놓고 이야기하는지가 서로 어긋나면 같은 대화를 하고도 다른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그래서 상담 자리에서는 이 셋을 섞어 부르지 않습니다.
남는 파일 수는 예식마다 흔들립니다. 진행이 늘어지거나 가족 순서가 길어지면 그만큼 셔터를 더 누르게 되고, 반대로 예식이 빠르게 흘러가면 총량이 줄어듭니다. 그날의 흐름이 정하는 몫이라 미리 못 박을 수 없습니다.
신도림 더링크호텔 링크홀은 아일 양옆으로 보라·라벤더 톤 수국과 장미를 타워처럼 쌓고, 천장에는 골드 크리스탈 샹들리에를 여러 종류로 걸어 둡니다. 이 조합 아래에서 드레스는 순백으로 앉지 않습니다. 어깨에는 금빛이 얹히고 치맛자락에는 꽃에서 튄 보랏빛이 스밉니다.
로얄파크컨벤션 파크홀은 사정이 다릅니다. 천장에 골드 링 모양 조명이 줄줄이 매달린 예식 공간 옆으로, 통유리창에 정원의 소나무와 관목이 비치는 화이트 톤 로비가 붙어 있습니다. 인공 조명과 창밖에서 들어오는 빛이 겹치면 한 예식 안에서 피부색 기준이 두 번 바뀝니다.
신도림 웨딩시티 그랜드볼룸은 꽃 자체가 두 계열입니다. 흰색·아이보리로 짠 아치가 서는 날과 라벤더·연보라가 섞인 아치가 서는 날이 따로 있어, 같은 홀에서 담은 사진이라도 바탕색이 갈립니다.
색이 얹히는 것 자체를 흠으로 볼 일은 아닙니다. 그날 그 자리에 실제로 있던 빛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대로 두면 흰 드레스가 흰옷으로 읽히지 않는다는 문제가 남습니다.
보정의 첫 손질은 여기입니다. 화면 안에서 흰색이어야 하는 것을 찾아 기준으로 세우고, 거기에 맞춰 나머지 색을 끌어옵니다.
기준이 될 만한 것은 홀마다 다릅니다. 링크홀에서는 크림톤 아치와 화이트 대리석 계단이, 플라자홀에서는 흰 커튼 벽과 흰 장미 꽃기둥이 그 노릇을 합니다. 인천 웨스턴팰리스 웨스턴홀처럼 통로 양옆이 흰 장미와 안개꽃 화단인 홀에서는 그 화단이 기준선이 됩니다.
밝기도 함께 고릅니다. 어둡게 낮춘 예식 컷과 밝은 촬영존에서 담은 컷이 한 앨범에 섞이면 넘길 때마다 눈이 걸리므로, 장면 사이의 단차를 줄여 흐름을 이어 둡니다.
되돌리는 것과 그대로 두는 것을 미리 갈라 두면 결과물을 받아 볼 때 어긋남이 없습니다.
얼굴을 다른 사람처럼 만드는 손질은 하지 않습니다. 몇 해 뒤에 앨범을 다시 펼쳤을 때 가장 먼저 어색해지는 것이 그런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어둡게 가라앉은 배경을 억지로 들어 올리지도 않습니다. 웨스턴홀에서 하객이 휴대폰 불빛을 켜고 두 사람을 배웅하는 장면은 어둠이 남아 있어야 성립하는 컷이라, 밝히는 순간 장면 자체가 없어집니다.
적어 두는 항목은 넷입니다. 원본을 어디까지 넘기는지, 살릴 장면을 누가 고르는지, 완성본이 어떤 경로로 도착하는지, 파일을 언제까지 다시 꺼내 드릴 수 있는지.
네 줄 다 촬영 구성과 예식 일정에 매여 있어 이 글에 숫자로 박아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상담에서 항목별로 안내하고 그 자리에서 함께 적습니다.
적어 두면 예식이 지난 뒤에 기억이 갈릴 일이 없습니다. 결과물을 기다리는 쪽과 만드는 쪽이 같은 문장을 들고 있는 편, 그것이 이 네 줄의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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